월말에 숫자를 맞춰보다 보면 이런 달이 있습니다.
매출은 지난달이랑 크게 다르지 않은데 재료비만 확 늘어 있습니다.
거래처에서 받아본 매입내역을 더해보니 평소 30% 정도 나오던 원가율이 이번 달에는 38%, 40%까지 올라가기도 합니다.
그러면 바로 걱정이 됩니다.
“재료값이 이렇게 많이 올랐나?”
“우리가 너무 많이 쓰고 있나?”
“가격을 올려야 하나?”
그런데 한 가지 먼저 봐야 합니다.
이번 달에 산 재료와
이번 달에 실제로 쓴 재료는
같은 금액이 아닐 수 있습니다.
특히 월말에 대량 발주를 했거나, 다음 달 쓸 재료까지 미리 사놨다면 매입액만 가지고 원가율을 계산하면 숫자가 크게 튈 수 있습니다. 원가율 기본 계산부터 다시 보고 싶다면 음식점 원가율 계산법을 먼저 보면 됩니다. 월간 원가율 계산기의 ‘매장 한 달’에서 월초·월말 재고와 당월 재료 매입액을 넣어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재료를 400만 원 샀다고 이번 달 원가가 400만 원인 건 아닙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이번 달 매출이 1,000만 원입니다.
거래처 매입액은 400만 원입니다.
단순히
400만 원 ÷ 1,000만 원 × 100
으로 계산하면 원가율은 40%입니다.
평소 30%대 초반이던 가게라면 갑자기 불안해집니다.
그런데 냉장고와 창고를 열어보니 월말에 아직 안 쓴 재료가 150만 원어치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월초에 이미 가지고 있던 재고가 80만 원 있었다고 해보겠습니다.
이 경우 이번 달에 실제로 사용한 재료비는 매입액 400만 원과 다릅니다.
계산은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월초 재고 + 이번 달 매입 – 월말 재고 = 이번 달 실제 사용 재료비
숫자를 넣으면
80만 원 + 400만 원 – 150만 원 = 330만 원입니다.
매출이 1,000만 원이었다면 실제 사용재료 기준 원가율은 약 33%입니다.
매입액만 보고 계산했을 때는 40%.
재고까지 반영하면 33%.
차이가 꽤 큽니다.
같은 가게, 같은 매출인데 계산하는 방법 때문에 원가율이 전혀 다르게 보이는 겁니다.
왜 이런 일이 생길까?
재료는 돈을 주고 사는 날과 실제로 사용하는 날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월말에 다음 주까지 쓸 고기, 소스, 포장재를 한꺼번에 발주했다고 해보겠습니다.
통장에서는 이번 달 돈이 빠져나갑니다.
거래처 매입자료에도 이번 달 매입으로 잡힙니다.
하지만 그 재료를 실제로 판매에 사용한 건 다음 달일 수 있습니다.
이걸 전부 이번 달 원가로 잡으면 이번 달 원가율은 높게 나오고, 다음 달은 반대로 낮게 보일 수 있습니다.
장사가 갑자기 좋아진 것도 아니고 원가가 갑자기 좋아진 것도 아닙니다.
그냥 매입 시점이 달라서 숫자가 흔들린 겁니다.
그래서 한 달 원가율을 볼 때 매입액만 보면 헷갈릴 수 있습니다.
지난달 29%, 이번 달 40%, 다음 달 24%가 나올 수 있는 이유
이런 숫자가 실제로 나올 수 있습니다.
재료 사용량은 크게 변하지 않았는데 발주 시점이 달라서 그렇습니다.
예를 들어 3개월 동안 실제 사용한 재료는 매달 비슷했다고 해보겠습니다.
그런데 첫 달에는 재고를 많이 소진하고,
둘째 달에는 대량 발주를 하고,
셋째 달에는 둘째 달에 사둔 재료를 많이 사용했다면
매입액 기준 원가율은 매달 크게 흔들릴 수 있습니다.
그러면 사장 입장에서는 잘못된 판단을 하기 쉽습니다.
둘째 달 숫자만 보고
“원가가 너무 높다. 재료를 줄이자.”
라고 결정할 수도 있습니다.
셋째 달에는
“원가율이 확 떨어졌다. 관리가 잘 되고 있네.”
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는 둘 다 아닐 수 있습니다.
그래서 원가율이 갑자기 움직이면 재료값이나 정량부터 의심하기 전에 재고가 늘었는지 줄었는지도 같이 봐야 합니다. 재고 외에 원가율이 갑자기 뛰는 다른 원인은 원가율이 갑자기 오르는 이유 7가지에서 같이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매달 재고를 완벽하게 다 세야 할까?
현실적으로 작은 음식점에서 월말마다 모든 재료를 1원 단위까지 세는 건 쉽지 않습니다.
냉동고도 있고,
냉장고도 있고,
소스도 있고,
쌀이나 가루처럼 중량을 바로 알기 어려운 재료도 있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너무 완벽하게 하려고 하면 오래 못 갑니다.
차라리 금액이 큰 재료부터 보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예를 들면
고기
수산물
쌀
치즈
가공식품
주요 소스
냉동제품
처럼 한 달 매입금액에서 비중이 큰 품목부터 잡는 겁니다.
반대로 소금 몇 봉지, 깨 조금, 소량 양념까지 처음부터 완벽하게 맞추려고 하면 숫자를 만들기도 어렵고 관리도 금방 지칩니다.
월말 재고를 정확히 못 세겠다면 대략이라도 기록해두는 게 낫습니다.
예를 들어 냉동고에 고기가 30만 원어치,
냉장고에 가공재료가 20만 원어치,
창고에 쌀과 포장재 등이 30만 원어치 남았다면
“월말 주요재고 약 80만 원”
처럼이라도 남겨두는 겁니다.
정확도가 100%가 아니더라도 아예 재고를 보지 않는 것보다는 훨씬 낫습니다.
특히 지난달과 이번 달을 같은 방식으로 계속 기록하면 흐름을 보기 좋습니다.
매입액이 늘었다고 항상 나쁜 것도 아닙니다
재료를 많이 산 데는 이유가 있을 수 있습니다.
가격이 오르기 전에 미리 사둘 수도 있고,
연휴나 성수기를 앞두고 준비할 수도 있고,
거래처 최소주문수량 때문에 평소보다 많이 받을 수도 있습니다.
대량구매 조건 때문에 단가가 내려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라면 이번 달 매입액이 늘었다고 해서 바로 운영이 잘못됐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다만 한 가지는 꼭 봐야 합니다.
사둔 재료가 실제로 팔릴 것인가.
싸다고 많이 샀는데 재고가 그대로 쌓여 있으면 결국 현금만 묶입니다.
더 나쁜 경우에는 유통기한이 지나 폐기로 이어집니다.
그때는 단순히 발주 시점의 문제가 아니라 진짜 원가 상승이 됩니다.
그래서 재고는 원가율과 현금흐름을 같이 봐야 합니다.
재고가 늘면 원가율 계산뿐 아니라 통장도 답답해집니다
예를 들어 평소 재고를 200만 원 정도 유지하던 가게가 이번 달에 500만 원까지 늘었다고 해보겠습니다.
300만 원이 냉장고와 창고 안에 더 들어가 있는 셈입니다.
손익계산만 보면 아직 사용하지 않은 재료일 수 있지만 현금은 이미 거래처로 나갔습니다.
그래서 매출은 괜찮은데 통장에 돈이 없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번 달 장사는 나쁘지 않은데 왜 돈이 없지?”
하고 봤더니 재고가 평소보다 300만 원 늘어 있는 식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매출을 더 올리는 것보다 발주를 정상 수준으로 돌리는 게 먼저일 수 있습니다.
재고도 결국 돈입니다.
통장 안에 있던 돈이 냉장고 안으로 옮겨간 것뿐입니다. 재고가 왜 현금을 묶는지는 냉장고 재고가 현금을 묶는 이유에서 더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이번 달 원가율이 높게 나왔다면 이렇게 확인해보세요
원가율이 갑자기 5%포인트, 10%포인트 뛰었다면 바로 가격부터 손대기보다 몇 가지를 순서대로 봐야 합니다.
먼저 지난달 말 재고가 얼마였는지 봅니다.
그다음 이번 달 매입액을 확인합니다.
그리고 이번 달 말에 남은 주요재고가 얼마나 되는지 봅니다.
여기까지 계산했는데도 실제 사용재료비가 많이 늘었다면 그때부터 원인을 더 찾아야 합니다.
매입단가가 올랐는지,
정량이 늘었는지,
폐기가 많아졌는지,
고원가 메뉴 판매비중이 커졌는지,
서비스로 나가는 재료가 늘었는지.
순서가 중요합니다.
재고 때문에 숫자가 오른 건데 직원들에게 정량부터 줄이라고 하면 엉뚱한 곳을 손대는 겁니다.
반대로 재고를 반영해봤는데도 원가율이 계속 높다면 그때는 진짜 문제를 찾을 필요가 있습니다.
발주금액과 실제 사용재료비를 따로 기록하면 훨씬 편합니다
월말에 한 줄만 더 적어도 됩니다.
예를 들어
매출 2,000만 원
당월 매입 720만 원
월초 재고 180만 원
월말 재고 260만 원
이라고 해보겠습니다.
실제 사용재료비는
180 + 720 – 260
= 640만 원입니다.
실제 원가율은
640 ÷ 2,000 × 100
= 32%입니다.
매입액 720만 원만 사용했다면 원가율은 36%로 보였을 겁니다.
4%포인트 차이입니다.
월매출 2,000만 원에서 4%는 80만 원입니다.
적지 않은 차이입니다.
그래서 가능하다면 매달
매입액
월초 재고
월말 재고
실제 사용재료비
원가율
이 다섯 숫자만이라도 같은 방식으로 기록해두는 게 좋습니다.
몇 달만 쌓여도 내 매장의 정상 범위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재고가 많다고 무조건 좋은 것도, 적다고 무조건 좋은 것도 아닙니다
재고를 줄이면 현금흐름에는 도움이 됩니다.
그렇다고 너무 적게 들고 가면 또 문제가 생깁니다.
잘 팔리는 메뉴가 품절되고,
급하게 소량 구매하면서 단가가 올라가고,
발주 횟수가 늘면서 업무가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목표는 재고를 무조건 없애는 게 아닙니다.
필요한 만큼만 가지고 있는 겁니다.
잘 팔리는 핵심 재료는 끊기지 않을 정도로,
판매가 느린 재료는 과하게 쌓이지 않도록.
이 균형을 찾는 게 중요합니다.
특히 유통기한이 짧은 재료는 대량구매 할인보다 폐기 위험을 먼저 보는 게 낫습니다.
10% 싸게 사놓고 20%를 버리면 싼 게 아닙니다. 구매 단위를 바꿀지 고민된다면 식재료 대용량과 소포장의 실제 사용 원가 비교에서 폐기까지 반영해 어느 쪽이 저렴한지 계산해보세요.
월말 5분 점검은 이 순서면 됩니다
- 이번 달 매출을 적습니다.
- 당월 재료 매입액을 적습니다.
- 월초 주요재고 금액을 확인합니다.
- 월말 주요재고 금액을 확인합니다.
- 월초 재고 + 당월 매입 – 월말 재고로 실제 사용재료비를 계산한 뒤 매출로 나눠 원가율을 봅니다.
지난달과 같은 기준으로 이 다섯 가지만 반복해도 발주 시점 때문에 원가율을 잘못 해석하는 일은 크게 줄어듭니다.
원가율이 높게 나온 달에는 ‘산 돈’과 ‘쓴 돈’을 구분해보세요
매입은 돈이 나간 기록입니다.
원가는 판매를 위해 실제 사용된 재료의 기록입니다.
둘은 비슷해 보이지만 같은 숫자가 아닐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달 재료를 많이 샀다고 원가율이 바로 나빠졌다고 판단할 필요는 없습니다.
반대로 매입이 적었다고 원가관리가 갑자기 좋아진 것도 아닐 수 있습니다.
냉장고에 있던 지난달 재고를 많이 사용했다면 이번 달 매입은 적어도 실제 사용재료는 많을 수 있습니다.
월말에 원가율 숫자가 이상하게 느껴진다면
“이번 달 얼마 샀지?”
에서 한 번 더 가야 합니다.
“이번 달 실제로 얼마를 썼지?”
여기까지 봐야 합니다.
그 차이를 보기 시작하면 원가율 숫자가 훨씬 덜 흔들리고, 가격이나 정량을 괜히 건드리는 일도 줄어듭니다.
자주 묻는 질문
이번 달 재료를 400만 원 샀으면 재료비도 400만 원인가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월초 재고와 월말 재고가 있다면 실제 사용재료비는 ‘월초 재고 + 당월 매입 – 월말 재고’로 보는 편이 더 정확합니다.
원가율 계산할 때 매입액을 그대로 써도 되나요?
재고 변화가 거의 없는 매장에서는 간단한 관리용으로 쓸 수 있지만, 월말 재고가 크게 변하면 원가율이 왜곡될 수 있습니다.
월말 재고는 모든 품목을 다 세야 하나요?
정확하게 관리할수록 좋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금액 비중이 큰 주요 재료부터 같은 기준으로 계속 기록하는 방법이 실용적입니다.
재고가 늘면 손해인가요?
무조건 손해는 아닙니다. 필요한 재고일 수도 있습니다. 다만 재고가 과도하면 현금이 묶이고, 유통기한 경과와 폐기로 실제 손실이 생길 수 있습니다.
원가율이 갑자기 올랐으면 가장 먼저 뭘 봐야 하나요?
계산 기준이 지난달과 같은지 확인하고, 월초·월말 재고 차이와 매입액을 먼저 보는 게 좋습니다. 그다음 매입단가, 정량, 폐기, 메뉴 판매비중 등을 확인하면 됩니다.